디즈니플러스의 드라마, 최악의 악을 봤습니다. 별 생각없이 틀었다가 푹 빠져서 다음회를 기다리면서 보게 됐습니다. 12부작라 그런지 많이 늘어지지도 않고, 결말이 어떻게 될지 예상할 수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최악의 악 결말, 스포있습니다.
등장인물
- 지창욱 (박준모) : 마약 범죄를 잡기위해 조직에 위장잠입한 형사
- 위하준 (정기철) : 마약 범죄 조직 강남연합의 보스
- 임세미 (유의정) : 박준모의 부인이자, 정기철의 첫사랑인 엘리트 경찰
- 비비 (이해련) : 중국 마약조직의 핵심 유통책
- 임성재 (최정배) : 강남연합의 간부
- 차래형 (홍희성) : 강남연합의 간부
- 지승현 (석도형) : 박준모에게 작전 투입을 제안한 선배 경찰
- 이정헌 (조창식) : 서울지방검찰청 강력부장, 작전의 총 책임자
줄거리
박준모는 엘리트 경찰집안인 유의정과 결혼을 합니다. 잘나가는 아내와는 달리, 마약을 하는 아버지를 둔 준모는 항상 눈치보며 위축된 생활을 합니다. 그런 그에게 선배인 석도형은 마약범죄 수사를 제안합니다.
서울지방검찰청 강력부장인 조창식과 석도형, 박준모는 언더커버(비밀리에 진행하는 첩보활동) 작전을 세우는데요. 한중일 마약조직의 일원으로 들어가 마약 거래 순간을 포착해 일망타진하겠다는 작전입니다. 위험한만큼 큰 보상을 따르는데요. 준모의 요구로 두계급 특진을 약속합니다.
준모는 그동안 약쟁이 아버지, 그리고 아내보다 낮은 계급의 자신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고, 이 작전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준모는 '권승호'라는 인물로 위장합니다. 정기철의 절친이었던 권태호가 자신의 눈 앞에서 죽자 정기철은 크게 상심하는데요. 그의 사촌이라고 나타난 권승호에게 처음엔 의심을 품지만, 곧 누구보다 강한 신뢰를 주게 됩니다. 다른 조직원들은 계속 반대하지만 끝까지 권승호를 신뢰하며 큰 역할을 하나씩 내어줍니다.
여기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준모의 아내 '유의정'이었습니다. 유의정은 준모의 아내이자 정기철의 첫사랑이었습니다. 의정은 준모가 힘든 사건에 투입된 것을 알고, 그를 돕기 위해 정기철에게 접근합니다. 정기철은 잊지못했던 첫사랑 의정이 나타나자 크게 흔들리고, 그녀와 만나기 위해 준모와 더 가까워집니다.
결말)
우여곡절 끝에 결국 한중일 마약 범죄는 꼬리를 잡히고 경찰에 체포됩니다. 각국의 경찰들이 각각의 조직들을 잡으며 끝나게 되는데요. 준모는 다시 경찰로 복귀해 원하던 계급을 손에 넣습니다.
후기
보는 내내 쫄깃했고, 보고 나선 그냥.. 씁쓸했습니다. 준모가 권승호로 위장해 조직에 침투하는 과정에서, 나름 다양한 조작을 한 것은 맞죠. 권태호의 아버지를 포섭하고, 자신의 인사기록도 바꾸고 뭐... 하지만 보는 내내 언제 걸릴지 몰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습니다. 뭔가 굉장히 허술하고, 바로 걸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었죠.
또, 로멘스가 참... 씁쓸했습니다. 어린시절의 순수함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조폭 두목, 그런 그에게 자신의 아내가 접근하는 것을 지켜봐야만하는 위장 경찰. 이건 좀 선 넘는거 아냐?! 하는 그림이었습니다. 자신의 아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 옆에서, 여자친구 역할을 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설정은 드라마임에도 그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져왔습니다. 거기다 작전 성공을 위해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의 마음을 받아줘야 한다는 것도 찝찝했고요. 경찰 부부와 범죄 조직의 대표 남녀 넷이 함께 데이트를 하는 장면이라니!! 적당히 좀 하지..
준모의 변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의 준모는 항상 긴장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고, 조폭들 사이에서도 경직된 모습을 보이곤 했죠. 하지만 어느순간 깊은 잠에 들어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누군가를 해하거나 죽이는 일은 절대 없게 했는데요. 배신자를 처단하는데 있어서도, 조폭들이 죽이려는 것을 막고자 본인이 대신 (죽지않을정도로만) 때리고 보내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그런 그가 점점 잔인하게 물들기 시작하는데요. 자신의 실체를 알아낸 천사장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도 그렇고요. 재건파와의 전쟁에서 마체테를 들고 상대를 쳐죽이는 장면은 조직의 그 누구보다도 잔인했습니다. (작전 성공을 위해) 혜련과 부적절한 관계를 한 자신에 대한 죄책감 + 기철과 함께 사무실에 있던 의정에의 분노 + 자신의 상황등이 더해졌겠지만, 초반의 경찰다운 준모의 모습은 전혀 없었죠.
결국 작전은 성공합니다. 하지만 이 성공으로 인해 행복해진 사람은 검사뿐인것 같네요. 이미 변해버린 준모와 깨져버린 부부관계, 죽임을 당한 경찰 선배, 배신당한 혜련과 기철의 아픔까지, 뭐 하나 '다행이다' 싶은 모습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다들 너무 불쌍해져버려서 그게 더 씁쓸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악역은 처음부터 끝까지 악역인 이야기'를 선호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런 인물이 없습니다. (하다못해 정배도 후배들을 세심히 챙기는 선함과 의리가 있었다는) 모든 인물들의 상황이 이해가 되기 때문에 그래서 더 안타까웠습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 마약쟁이 아버지때문에 열등감을 느끼고 작전을 선택한 준모, 그런 준모를 돕기 위해 다른 남자의 마음을 이용하는 의정, 나쁜일을 하지만 순수한 사랑을 가지고 있는 기철과 혜련까지 다들 불쌍하고 애잔하기까지 했습니다. 특히 끝까지 준모를 믿고 도와주는 혜련과, 그런 혜련을 끝까지 지켜주는 판다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죠.
마치며
최악의 악은 신세계에 로맨스를 섞은 느낌이었습니다. 신세계도 결말이 찝찝했듯이 최악의 악 결말도 씁쓸하고 안타까웠습니다. 좀 말이 안되는 장면들도 많았고, 뭔가 허술하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빠른 전개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특히 혜련 역을 맡은 비비님의 연기는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위하준 배우는 원래도 좋아했고, 그동안은 그저 잘생겼다고만 생각했던 지창욱 배우의 새로운 모습을 본것 같기도 하고요. 한번에 3~4회씩 몰아보곤 했는데, 그만큼 푹 빠져서 볼 수 있었던, 재미있는 드라마였습니다. 가볍게 볼만한 드라마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 흡연장면이 2/3이상이라, 보는데 숨막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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